제주도에선 바다가 지척이다. 천천히 10분쯤 걷다보면 바다가 보이고, 10분만 더 걸어가면 바닷가 특유의 소금냄새가 공기에 실려오고, 거기서 10분만 더 걸어가면 시원한 바닷바람이 앞머리를 헝클어트린다. 평소라면 차를 타고서도 1시간도 넘게 교외로 가야만 보일 바다가, 걸어서도 보이고, 차로 10분만 달려도 갈 수 있다.

그래서 주위가 온통 바다에 둘러싸여있는 제주도에서 바다는 그리 독특한 풍경이 아니다. 오히려 질릴 정도로 자주 보이는 풍경이다. 그러나 서울 근교에서 볼 수 있는 바다와는 다르게 제주도의 바닷가엔 검은 현무암이 가득 펼쳐져있다. 제주도의 풍경을 이국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소라면 바로 이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해안에 부딪히는 투명한 바다일테다.

이런 제주도의 바다는 햇살이 싱그러운 날이나 비가 오는 날 모두 매력적이지만, 해가 진 뒤, 밤이 찾아온 뒤에는 완벽하게 다른 곳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난다. 과장을 조금 더 보태자면, 지구가 아닌 다른 우주의 어느 별에 서 있는 듯한 착각까지 들게 만든다.밤하늘을 가득 채운 별 때문이다.

별을 관측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맑은 날씨이지만, 이 못지 않게 중요한 요소가 바로 광공해라 불리는 빛의 유무다. 아이러니하게도 별이라는 빛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빛이 없는 곳을 찾아 가야 한다.빛이 없는 제주의 바다에선 별이 수면에 비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별이 많이 보인다.

육지에서는 산 속으로 깊숙하게 들어가야 보이던 별들이, 바다의 수평선을 무너뜨리며 하늘과 바다의 구분 없이 펼쳐지는 광경은 실로 설명하기 어려운 아름다운 풍경이다. 고요한 풍경 속에 오로지 나와 내가 함께 하는 사람들만이 세상에 존재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서귀포시에 위치한 월평포구 근처 바다는 끝없는 수평선과 드넓은 하늘의 별을 한번에 담기에 좋은 장소다. 상대적으로 붐비는 관광지가 아닌 바다인 탓에 불빛이 적고, 바다 바로 앞까지 현무암 지대가 넓게 펼쳐져 있어서 밤하늘의 별과 함께 담으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얼핏 인터넷으로만 봐 왔던 아이슬란드의 어느 바닷가에 온 듯한 이국적인 느낌도 함께 든다.

밤에 별을 보는 일의 또 다른 좋은 일은 바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점이다. 별을 관찰하는 것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긴 시간을 공들여 관찰해야하고, 카메라로 별을 찍을 때도 긴 시간의 노출을 주어야 별이 선명하게 카메라에 찍힌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언가를 기다리고 하염없이 별을 바라보고 있는 시간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더 느리게 흘러간다. 그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서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희미한 별빛 아래서 함께 있는 시간은 그 어떤 순간보다도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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